편대식 Pyoun Dae 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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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15.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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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ILLUSION (재)한원미술관, 서울
2015 I need a massage, 노암갤러리, 서울
2015 사이에선물건들, 스페이스 선+, 서울
2015 지금, 바로 여기, 갤러리 그림손, 서울
2014 아시아프, 문화역서울 284, 서울
2013 제4회 국제현대미술 광주아트비전 – 고백의 정원, 광주비엔날레전시관, 광주
2010 동방의 요괴들77 하이서울아트페어, 여의도한강시민공원 (서울시창작공간 페스티벌 행사장), 서울
본 작업은 한지를 붙이고 말리고 붙이고 말리는 반복되는 시간을 요하는 배접을 바탕에 두고 있다. 그리고 그 위에 비닐을 씌우고 (한 치의 오차도 없을 것이라고 믿는) 자를 대고 일정한 비율로 작아져가는 닮은꼴들을 비닐 위에 그려나간다. 그리고는 그 선들을 따라 완벽하고 곧은 흔적을 각인하며 지나가려고 무진히 애를 쓴다. 그렇게 남겨진 흔적은 또다시 주변의 검은 연필로 칠해진 부분에 의해 더욱 부각되어 보이며 곧지 않음이 드러난다. 또한 검은 연필로 칠해지는 면들도 연필로 덮여 종이가 보이지 않게 칠하려 애쓰지만 결과적으로 들여다보면 완벽하게 칠해지지 않은 종이의 희끗희끗함은 날 불쾌하게 만든다.
이러한 작업의 행태는 내 삶과 닮아있다. 난 한 인간으로서 완벽하게 완전하게 살고자 했다. 완전해지기 위해서 내 안에 규제와 규범, 기준들을 견고히 세워나가고 그것들을 지키려고 애썼다. 때로는 회의를 느끼고 기준과 규칙들을 무시하고 내 욕심과 이기심으로 살아가려고 해봤지만 어설픈 배려심과 내재 되어있는 교육의 영향으로 스스로를 괴롭게 할 뿐이었다. 두 가지 상충되는 마음과 상황 속에서 뚜렷하고 분명하게 세웠다고 생각했던 내면의 규칙들은 시시때때로 상황에 따라 흔들리고 있었다. 마치 곧게 새기려는 직선이 종이의 요철과 손의 움직임에 따라 구불구불하게 새겨지는 것과 같이 말이다. 공의(公義)롭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이기적이지도 못하게 양쪽에 한 발씩을 걸치고 합리화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작품을 완성하고 불쾌하고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들만 모였음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이 하나로 모이고 공간 속에서 서로 유기적으로 반응하면서 착시를 유발한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보여주며 신경질적으로 만들던 요소들은 그 이면에 숨어버린다. 내 삶의 모습이 만족스럽지 못하고 생각이나 기준에 못 미칠지라도 이러한 착시가 내 삶 속에 있기에 오늘도 견뎌내며 살아가고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